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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보

고령화 사회, ‘일하는 노년’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by ppaggomy 2025.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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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은행에서 2025년 4월 8일 발행한 '초고령사회와 고령층 계속근로 방안' 보고서를 요약/정리한 글입니다.

2024년 말,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사회. 이제는 해법에 대한 논의보다 실천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한국은 공식적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습니다. 통계청의 전망에 따르면 203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30%를 넘고, 2050년에는 40%를 초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히 숫자의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이 변화는 한국 사회의 경제, 노동, 복지 구조 전반을 다시 짜야한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보고서, p.2].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과제는 “고령자가 더 오래,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을 만드는 일입니다. 현재 고령층의 약 70%는 계속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고, 취업자 중에서는 무려 90% 이상이 계속근로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보고서, p.2].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고령층이 본인의 경력에 맞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단순노무직이나 고용원 없는 자영업으로 몰리고 있고, 이로 인한 경제적·심리적 소외도 커지고 있습니다.


정년연장의 역설: 고용을 늘렸지만, 부작용도 컸다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법정 정년을 60세로 일괄 연장했습니다. 이 조치는 고령자 고용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었고, 실제로 2016~2024년 동안 고령층 임금근로자 고용률은 약 1.8%p 상승했습니다 [보고서, p.10]. 그러나 이 고용 확대는 유노조·대기업 중심으로 집중되었고, 전체 노동시장에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파급을 불러왔습니다.

 

특히, 청년층 고용과의 ‘갈등’이 심각했습니다. 분석에 따르면 고령 근로자 1명이 늘어날 때, 청년 근로자는 0.4명에서 최대 1.5명까지 줄어드는 결과가 관측되었습니다 [보고서, p.13]. 정년이 늘어난 만큼 기업은 청년 채용을 줄이며 인건비를 조절했고, 이는 고용시장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청년층의 상용직 취업 확률 하락과 맞물려, 출산율·혼인율도 역사적 최저치를 기록한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됩니다 [보고서,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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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어떻게 대응했는가: ‘재고용’을 통한 연착륙

반면,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훨씬 더 점진적이고 유연한 대응을 했습니다. 1998년부터 약 30년에 걸쳐 60세 정년 → 65세 고용확보 → 70세 취업기회 확보라는 단계를 밟았으며, 법정 정년을 일괄적으로 늘리기보다는 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중심으로 제도를 운영해 왔습니다 [보고서, p.15].

 

현재 일본 기업의 67.4%는 퇴직자를 다시 고용하는 형태로 고령 근로자를 활용하고 있으며, 정년연장은 오히려 28.7%에 그칩니다 [보고서, p.16]. 이 구조는 임금이나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고용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고령자에게도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대안: 정년연장보다 ‘퇴직 후 재고용’ 중심 구조로 전환하자

보고서는 한국의 노동시장 구조, 특히 연공서열 임금체계와 강한 고용보호 문화를 고려할 때, 정년연장만으로는 효과적인 고령층 고용 확대가 어렵다고 진단합니다 [보고서, p.4]. 이에 따라 제안하는 해법은 정년 이후 재고용을 중심으로 고령자의 계속근로를 확대하는 것입니다.

 

이 방식은 단순히 정년을 늘리는 것보다 훨씬 유연합니다.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하고, 근로시간·형태도 유연하게 바꾸어 고령 근로자에게도 합리적인 조건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단, 초기에는 법적 의무화보다 인센티브 기반의 자율적 확산이 바람직하며, 점차 단계적으로 법제화를 고려하는 접근이 권장됩니다 [보고서, p.4].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라: 노인일자리 정책의 한계와 전환

현재 한국의 노인일자리 사업은 급격히 확대되고 있으나, 그 만족도는 낮습니다. 노인일자리 중 63.5%는 ‘공익활동형’으로, 월 29만 원 수준의 보수를 받는 단기성 일자리에 그치고 있습니다 [보고서, p.7]. 이 일자리들은 고령자의 경험과 숙련을 반영하지 못하며, 지속가능성도 낮습니다. 따라서 보고서는 고령자가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예컨대, 기존에 전문직·기술직으로 일했던 고령자가 단순노무직으로 전환하는 현상은 전체 노동시장에 큰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보고서, p.6].

고령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일하는 구조'를 혁신하라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를 사회적·경제적 활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정년연장이라는 단일 처방이 아니라, 노동시장 구조의 전반적인 혁신이 필요합니다. 특히, 퇴직 후 재고용 중심의 유연한 고용 체계를 정착시키고, 임금체계를 성과·직무 중심으로 개편하며, 고령자가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확장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이제는 고령자에게 단지 ‘일자리를 주는 것’이 아니라, ‘존엄을 담은 일’을 제공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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