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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

바흐와 파이송, 그리고 클래식 공부를 결심한 날

by ppaggomy 2025.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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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라는 장르를 좋아했던 적도, 잘 알았던 적도 없다. 영화나 다큐멘터리 프로 정도에서 몇 번 들었던 곡들, 드라마에서 배경처럼 깔리던 익숙한 멜로디들 정도. 그런 게 전부였다. 늘 어렵고, 너무 멀리 있는 음악 같았다. 나랑은 상관없는 음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며칠 전, 넷플릭스에서 우연히 본 영화 한 편이 이상하게 마음에 남았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그 영화에서 최민식이 말한다.

 

“클래식 음악의 처음이자 끝은 바흐다.”

영화 속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프렐류드' 선곡 장면


그 말이 그냥 툭 던져졌는데, 이상하게 귓가를 맴돌았다. 왜 바흐가 처음이자 끝일까. 바흐라는 이름은 어릴 적 음악시간에 들었지만, 제대로 들어본 적은 없다.


그리고 영화 중반, 그 장면. 숫자로 된 악보, 파이송을 피아노로 치는 모습. 숫자와 음악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신기했고, 그게 생각보다 너무나 아름다웠다. 이유는 딱히 설명할 수 없는데, 그 장면이 계속 떠올랐다.

영화 속 숫자만 가득한 '파이송' 악보

 

그래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유튜브에 ‘바흐’를 검색했다.

'G선상의 아리아'
'토카타와 푸가 D단조'
'무반주 첼로 모음곡'


어떤 곡은 어디선가 들어본 멜로디였고, 어떤 건 낯설고 무거운 소리였다. 가볍게 들으려고 했는데, 듣다 보니 묘하게 집중하게 된다. 그렇다고 무슨 큰 감동을 받은 건 아닌데, 자꾸 생각하게 만든다.


뭐지, 이 느낌?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이 기회에 한 번 클래식을 공부해 보기로 했다. 제대로 듣고, 조금씩 알아가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알아보고 싶어졌다.

 

나는 클래식에 대해 거의 모른다. 교향곡이랑 협주곡이 뭐가 다른 지도 모르고, Allegro가 빠르다는 건 들어봤지만 그게 어떤 느낌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악장이라는 개념도 헷갈린다. 클래식은 그런 말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작곡가들도 많고, 시대도 많고, 그 시대마다 또 특징이 다르다던데… 그런 거 하나하나를 차근차근 정리하면서 들어보고, 기록해보고 싶다.

 

이건 누군가를 위한 설명이 아니라, 나를 위한 정리다. 뭘 몰랐는지, 뭘 새로 알게 됐는지, 뭘 들었고 그게 어떤 느낌이었는지를 적어두고 싶다. 그냥 음악 듣고, 궁금한 거 있으면 찾아보고, 내 감정이 어떤지 써보는 방식. 조금 느려도, 이렇게 가면 내가 언젠간 '클래식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앞으로는 이렇게 해볼 생각이다

1단계 유명한 클래식 곡들을 무작정 들어보기
2단계 들은 곡들 중 마음에 남은 걸 중심으로 정리
3단계 자주 나오는 용어나 형식 찾아보기 (소나타, 악장, 협주곡 같은 것)
4단계 시대별로 음악 스타일과 작곡가 구분해보기
5단계 바흐에 집중해보기 – 영화에서 말한 '처음과 끝'이 무슨 뜻인지 나만의 해석 시도하기
6단계 아직 모름...
딱딱한 공부는 아니고, 그냥 듣고, 감정 남기고, 조금씩 정리하는 식. 마치 음악 일기처럼. 잘 모르겠는 게 있어도 괜찮고, 기억이 안 나도 괜찮고, 그냥 계속 적어보는 것 자체가 의미라고 생각하고 싶다.

오늘의 정리: 바흐라는 사람

  •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Johann Sebastian Bach)
  • 1685년 독일에서 태어난 바로크 시대 작곡가
  • 오르간, 하프시코드 중심의 음악
  • ‘대위법’이라는 복잡하고 정교한 음악 구조를 잘 다루었다고 한다
  • 대표곡: G선상의 아리아, 마태 수난곡, 무반주 첼로 모음곡,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등
  • 음악 이론적으로 완벽하고, 수학적 구조를 가진 작곡가라고들 한다

그런데 사실 이런 정보들은 잘 모르겠다. 그보다는 음악을 직접 들어보는 게 훨씬 더 잘 느껴진다. 아무리 ‘위대한 작곡가’라고 해도, 내 귀에 와닿지 않으면 사실 잘 모르겠다.


바흐는 뭔가 정리된 느낌이 있다. 감정적이라기보다는 구조적인 안정감. 혼란스러울 때 들으면 마음이 가라앉는 느낌.


다음엔 뭘 해볼까?

다음에는 바흐의 곡들 중에서 한 곡을 골라, 더 집중해서 들어볼 생각이다. 그리고 영화에 나왔던 '파이송'이라는 숫자 악보도 좀 더 찾아보고 싶다. 그게 실제로 존재하는 건지, 아니면 영화적 설정인 건지도 궁금하다. 만약 진짜로 있는 방식이라면, 음악을 다르게 보는 또 다른 방식이 될지도 모르겠다.


조금씩 천천히, 귀로 듣고 손으로 기록해보면서 클래식이라는 세계를 걸어가 보자. 뭐라도 느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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